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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연예/스타 이야기

스페인전 0-1패..

         
 

스페인은 역시나 세계 최강다웠다.

한국 대표팀은 4일 새벽(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슈타디온에서 펼쳐진 스페인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 40분 나바스에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배했다.



비록 1골에 그치기는 했지만 스페인의 공격력은 세계 최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세밀하게 말하자면, 공격수들의 공격력보다는 공격수들이 슈팅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미드필더의 플레이가 특히나 빛났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한 한국이었지만 스페인의 미드필더는 그 틈을 파고 들었다. 한국 수비가 밀집한 지역에서도, 틈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은 공간에서도 '짧고 낮은 빠른 패스'를 찔러넣는 미드필더들의 능력은 정교했다. 스페인 미드필더들은 가장 위협적인 득점 루트인 '짧고 낮은 빠른 패스'의 정석을 보여준 것이다.

그 중심에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26, 바르셀로나)가 있었다. 이니에스타는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그가 왜 '창조적인 미드필더'라 불리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선발 출전한 이니에스타는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연신 킬패스를 찔러넣었고, 화려한 개인기를 보태 한국의 수비를 허물었다. 스페인 공격의 시작은 이니에스타의 발끝에서 시작됐고, 스페인의 위협적인 장면은 항상 이니에스타를 거쳐갔다. 그만큼 이니에스타는 창조적으로 스페인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나 이니에스타가 선보인 '타이밍'은 그가 왜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하나로 꼽히는지 잘 말해주고 있다. 경기의 템포 조절은 완벽에 가까웠다. 빨리 패스를 줘야 할 때, 경기 흐름을 늦추며 여유롭게 공격을 전개할 때, 드리블로 치고 들어갈 때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이니에스타는 패스에 고민이 없었다. 공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당황하지도 않았다. 어떻게 다음 동작을 전개할지 미리 판단하고, 자신의 판단대로 주저 없이 정확하게 실행했다. 여유가 넘쳤고, 드리블은 날카로웠고, 패스의 정확도 또한 높았다. 전반 20분 한국 수비가 밀집한 공간을 한 방에 허물며 후안 마타에 결정적인 패스를 찔러줄 때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다.

그렇게 스페인의 공격은 이니에스타를 중심으로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었다. 이니에스타의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볼점유율은 스페인이 압도할 수 있었다. 후반 13분 이니에스타가 교체 아웃될 때까지 그는 경기를 지배했다.

허정무호 미드필더들이 이니에스타에게 배워야 할 점이 바로 '타이밍'이다. 한국대표팀 미드필더들은 타이밍을 적절하게 맞추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비췄다. 한국이 스페인에 볼점유율에서 압도당한 것, 또 공격의 흐름이 자주 끊겼던 것, 중앙선을 넘지도 못하고 상대에게 볼을 빼앗긴 것 등 모든 것이 부적절한 타이밍에서 나온 결과물이었다.

한국의 미드필더들은 빠른 패스로 전개해야 할 때 쓸데없는 드리블로 흐름을 늦췄고, 전열을 가다듬으며 여유롭게 파고들어야 할 때 의미 없는 롱패스로 공격의 기회를 잃었다. 공을 잡은 후 어찌해야 할지 몰라 의미 없는 패스를 남발하기도 했다. 공격의 흐름이 자주 꺾일 수밖에 없었고 볼점유율은 밀릴 수밖에 없었다.

스페인은 세계 최고의 팀이고 이니에스타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최고의 팀과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를 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니에스타의 '타이밍', 본고사를 앞둔 허정무호 미드필드진에 최상의 참고서가 됐다.